변상환

변상환은 사물을 관찰하고 다루는 작가이다. 그는 마치 무림 고수가 경공하여 숲을 보듯 아파트 외벽과 지붕을 매끄럽게 타고 넘으며 동시에 지층을 연구하는 인류학자의 세밀한 기록처럼 카메라 줌인-줌아웃의 시점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이를 통해 밀도 높은 도심 속 기이한 빛을 발하는 현상들을 찾아다니고 관찰한다. 그가 발견한 대상들은 아슬아슬하게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완전한 현재도 과거도 아니다. 작가는 작업을 통해 이런 납작한 풍경들 이면의 의미와 역사를 원근을 가진 풍부한 입체로 만들고자 한다. 이와 동시에 그는 미술의 다양한 형식을 나누는 조건들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를테면, 조각에서의 무게나 부피, 공간의 문제에서, 회화의 화면과 캔버스, 물감에 이르기까지, 혹은 판화의 공정과 복수의 이미지에서 오브제의 중립성을 가로지르며, 그 모든 형식을 관통하는 시간과 몸이라는 주제와 그 경계에서의 질문을 작업으로 이어내고 있다. 그것은 하나의 형식 미학적 작품이기보다 형식과 형식의 중간을 점유하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C의 테이블>, 양파, 석고, 양파 캐스팅, 8 x 120 x 33.5 cm, 2018
≪손은 눈보다 빠르다≫ 설치전경 (2022, 스페이스 소, 서울)
<Live Rust_만자왕(萬磁王)>, 종이, 방청페인트, 형강 활자 인쇄, 가변설치 (각 100 x 70 cm), 2020
, 종이, 방청페인트, 형강 활자 인쇄, 70 x 100 cm,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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